Abstract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대표적 저작 『차이와 반복』(1968)은 ‘차이’와 ‘반복’이라는 두 개념에 있어서의 잘못된 이해의 역사를 규탄하고, 두 개념의 올바른 정의를 바로 세운다는 목표 하에 쓰인 책이다. 즉 반복 개념에 주목해본다면, 책을 관통하는 것은 ‘재현의 반복’에 대한 비판과 이를 대신하는 ‘차이의 반복’의 개념화다. 본고는 책의 2장에 등장하는 세 가지 종합의 기술 안에서 이 두 형태의 반복 개념이 등장하는 양상을 다루고자 하며, 이러한 본고의 관심사가 주목하게 되는 것은 세 번째 종합 중 두 번째 종합이고, 그것의 이중적 구조다. 본고는 두 번째 종합을 특징짓는 이원성의 구조, 혹은 ‘애매성(ambiguïté)’을 근본적인 설명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그것의 상세한 해설을 제시하고, 그 가운데 두 번째 종합이 바로 이 두 가지 상반되는 반복 개념의 방향을 동시에 가리키고 있다는 점을 논설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보기에 『차이와 반복』곳곳에서 두 번째 종합에 관해, 혹은 그것과 세 번째 종합의 관계에 관해 비일관적이고 양립 불가능한 진술들이 발견된다면, 이는 바로 이 애매성을 중심으로 두 번째 종합이 이원화되고 있다는 사실에 의해 합당하게 설명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