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일반적으로 트롤리 딜레마는 구조적으로 동일해 보이는 두 사례를 제시하고, 동일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왜 다른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지를 묻는다. 이것이 이른바 트롤리 문제(the Trolley Problem)이다. 본 논문은 트롤리 문제로 명명되는 대표적인 비교들인 ‘기관사 사례와 장기탈취 사례 간의’, ‘지선 사례와 육교 사례 간의’, ‘이어진 궤도 사례와 육교 사례 간의’ 비교를 면밀히 수행하고자 한다. 이러한 비교에 있어서, 흔히 무시되어 왔던 구조적 동등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그리고 필자는 트롤리 문제에 대한 호소력 있는 해결책 4가지를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사례를 성립시키는 객관적인 규정과 그 사례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 간의 구분에 의거해서, 그 해결책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그 한계를 논의한다.BR 필자는 지금까지 수행된 적이 없는 사고실험을 시도하는데,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을 트롤리 사례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때 구조적 동등성 개념은 비인간(nonhumans)이 인간의 도덕적 판단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연구하기 위한 토대적 개념으로 사용된다.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에 의거해서 비인간에게 행위자성(agency)을 인정해서, 윤리적인 평가를 산출하는데 있어서 비인간들을 인간과 대등하게 참여시키는 ‘비인간 윤리’를 모색하기 위한 예비적인 고찰을 수행하고자 한다.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이 인간의 의사결정을 점점 더 대체하고, 보다 더 자율적인 인공지능들이 출현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본 논문을 통해서 이러한 시대에 적합한 윤리가 과연 무엇인지를 모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