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내성과 외왕으로 압축되는 유가의 성인에 대해 살펴보고, 현대 사회에서 유가가 적응하지 못하게 된 원인을 분석한 뒤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전통적으로 유가의 성인은 내성을 중시하는 성인과 외왕을 강조하는 성인으로 나뉘며, 도덕과 사업은 이들을 이해하는 핵심이 된다. 내성을 중시하는 성인은 맹자와 『대학』의 논술에서 나타나는 내용을 기반으로 성인의 도덕적 측면을 강조하고, 외왕을 중시하는 성인은 사업을 중시하는 유형으로 『예기』·｢육덕｣·『주역』·순자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하지만 신유가의 선택으로부터 유가의 성인은 편향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주희와 왕수인을 대표로 하는 신유가는 성인이 도덕을 대변하는 인물 혹은 도덕 그 (...) 자체로 여겼기 때문이다. 성인에 대한 유가의 이러한 태도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과학기술이 중요한 영역으로 부상하는 현대 사회에서 유가는 도태되어 외면받는 학문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미래에 유가가 유의미한 학문체계로 남을 수 있기 위해서는 내성과 외왕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수정함으로써 성인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 (shrink)

선진유가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유가의 이론적 기반을 강화하며, 이 과정에서 정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예의 근본이 어디에 위치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탐구할 때에 선진유 가는 예의 근본이 진실한 정감에 있다고 주장한다. 예의 형식은 변할 수 있지만 그 안에 내재된 진실한 정감은 영원히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선진유가는 정감의 연쇄적인 작용을 분석하며 하늘의 법칙에서부터 본성․정감․구체적인 행동까지 의 과정을 모식화하여 인간을 해석하는데 정감을 활용한다. 한편, 선진유가는 인간의 내면 에 주목하여 이상적인 정치에 관해 논의를 시도한다. 선진유가는 위정자가 도덕적 정감을 정치적 영역으로 확장시킬 수 (...) 있다면 이상적인 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이는 도덕적인 정감을 기반으로 한 행동과 결정이 정치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신념을 나타 내며, 정치적인 행위가 도덕적 가치와 일치할 때에만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 은 것이다. 다시 말해 선진유가는 정감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이상적인 정치를 추구하는 철학적인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shrink)

본 논문은 동아시아인들의 사고체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개념 가운데 하나인 삼강의 발생과 성립과정에 대해 연구한다. 일반적으로 삼강은 수직적 위계질서를 강조하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법가에서 기원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삼강은 엄연히 유가의 산물로서 한순간도 유가와 분리하여 이해할 수 없는데, 『논어』와 『곽점초간』의 유가문헌들은 삼강의 발생과 성립과정을 연구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들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BR 『논어』에서 공자는 부자와 군신 관계에 대해 논술함으로써 삼강이라는 개념의 발생에 전체적인 방향을 제기하였다. 공자 이후에 제작된 『곽점초간』의 유가문헌들은 군신 · 부자 · 부부 관계가 가지는 중요성에 주목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 토론하였다. 『곽점초간』의 유가문헌들은 군신 · 부자 · 부부 관계에 유가가 중시하는 덕목들을 배속하고, 이들 덕목 간에 우열이 있음을 서술함으로써 이들 관계에 주체적인 것과 종속적인 것이 존재한다는 점을 드러내었다. 한편 『곽점초간』의 유가문헌들은 안팎의 관념을 사용하여 군신 · 부자 · 부부 관계의 경중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상의 내용들은 모두 한대에 삼강이라는 명칭이 확립되기 이전, 각종 인간관계를 올바르게 세우기 위해 유가가 다각도로 논의하고 토론했다는 점을 의미한다.BR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여 한대의 동중서는 삼강이라는 명칭을 명확히 제기하였으며, 『백호통』은 삼강이 내함하는 수직적 위계질서를 더욱 강조한다. 따라서 삼강이라는 명칭은 한대에 확립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개념의 기원은 그 이전에 활동하던 유가들의 사상으로부터 찾을 수 있다. 즉 삼강은 법가로부터 흡수한 개념이 결코 아니라 엄연히 유가의 산물이며, 이 속에는 각종 인간관계를 올바르게 정립하고자 했던 유가의 고민이 집약되어 있다. (shrink)

『역전』이 포함하고 있는 다양한 이론 가운데 하나는 바로 현실을 발전적으로 이끌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역전』은 현실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하고자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고민을 집약하고 있다. 따라서 『역전』을 단순히 도덕 및 형이상학을 기록한 서적으로만 보는 것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역전』의 주된 특징은 현실이 가지는 중요성을 일찍부터 간파한 데에 있다. 『역전』은 현실에 관심을 가지며, 사업을 제기함으로써 인간을 제약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길 희망한다. 『역전』을 살펴보면 도처에서 사업과 관련된 서술이 등장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삼재라는 개념은 『역전』이 인간의 현실 속 활동을 긍정하는 근거이다. (...) 삼재 속에서 인간은 천･지와 나란히 병렬되며 동등한 위치를 차지한다. 『역전』에 따르면 인간은 천･지가 다하지 못하는 내용들을 능동적으로 보충할 수 있기 때문에 삼재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 입각하여 『역전』은 인간의 현실을 긍정하고 인간의 적극적인 활동을 권장한다. 한편 『역전』은 인간의 능동적인 자세와 구체적인 성취들로부터 현실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역전』은 사업의 몇몇 내용들을 서술하는데, 이러한 서술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목표는 인간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에 있다. 『역전』은 인간이 사업을 일으킴으로써 현실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이를 통해 인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한다. 『역전』의 지속적인 사업은 인간의 문화로 이어지며, 『역전』은 이것을 천하의 완성으로 표현한다. 즉 인간은 문화로써 천하를 완성하고 세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문세계로의 도약을 의미하는데, 인문적인 질서가 잡힌 세계에 도달하는 것은 『역전』이 지향하는 최종적인 목표가 된다. (shrink)